時事論壇/時流談論 2934

[예영준의 시시각각] 우리 손으로 키운 수퍼 전랑

중앙일보 2023. 6. 20. 01:09 수정 2023. 6. 20. 05:40 「 반복된 중국 외교관의 무례 언행 두 나라 관계 막히면 야당 이용도 우리 미숙한 대응이 악습관 키워 」 싱하이밍 사태의 본질은 광폭 접촉 자체가 아니라 지켜야 할 선을 지키지 못한 언행에 있다. 이번에 우리 국민은 말로만 듣던 ‘전랑(戰狼)외교’의 실제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전랑’은 이리 전사란 뜻이다. 단어의 이미지부터가 외교와 모순적이다. 그런데 중국은 모순으로 여기지 않는다. 외교관도 주재국 정부든, 국민이든 싸움을 불사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 혹은 상부의 요구가 있다..... “중국을 모욕하는 자는 반드시 응징한다.” 왜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일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생중계 카메라가 돌..

가치외교의 길, 조공외교의 길 [남성욱의 동북아 포커스]

한국일보 2023. 6. 19. 00:01 워싱턴에서 확인한 강화된 한미동맹 중국의 조공강요 외교가 새로운 도전 원칙 대응 필요한데, 야당 어깃장 문제 북한의 도발 억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워싱턴 선언에 따른 강력한 확장억제로 대처하면 위험한 불장난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조공 체제 복귀 강요는 한국 외교에 가장 큰 도전이다. 2010년 7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의에서 당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은 대국이고 다른 나라는 소국이다'라고 규정하였고 이후 노골적으로 본색을 드러냈다. 싱하이밍 대사의 무례한 발언으로 촉발된 한중 외교 갈등은 향후에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외교관의 돌출 행동이 아니라 가치와 조공 외교라는 프레임의 충돌이기 때문이다. 대응은 ..

[view] 판례로 노란봉투법…김명수 대법 ‘알박기’

중앙일보 2023. 6. 16. 00:16 김명수 대법원장의 퇴임을 3개월 앞두고 대법원이 개별 조합원에게 불법 파업의 책임을 묻는 것을 제한하는 취지의 판결을 15일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이 입법 강행을 예고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같은 취지의 판결이 나오자 법조계에서도 “대못박기 판결”이란 비판이 나왔다. 김 대법원장이 당초 이들 노란봉투법 닮은꼴 사건들을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가 다시 소부로 돌려보내자마자 선고를 서둘러 본인(9월)은 물론 조재연 대법관(7월), 안철상 대법관(내년 1월) 등 대법관 교체를 앞두고 알박기 판결을 했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6월 12일자 4면〉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김명수 대법원은 미래 세대에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

[신복룡의 신 영웅전] 위안스카이의 그림자

중앙일보 2023. 6. 15. 00:35 도봉산에 올라가면 망월사(望月寺)가 있다. 탁 트인 풍광도 좋지만, 구한말 청국 공사 위안스카이(袁世凱·1859~1916)의 대웅전 현판도 볼만하다. 1891년 가을에 썼으니 32세 때다. 악명과는 달리 위안스카이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원소(袁紹)의 명문가 출신이다. 본디 무사 출신이었던 위안스카이는 임오군란(1882)을 진압하러 온 오장경(吳長慶)의 하급 무사였는데, 그때 나이 23세였다. 위안스카이가 거친 성격으로 조선 왕실을 휘어잡자 그를 기특하게 여긴 이홍장(李鴻章)이 25세이던 그를 조선 공사로 발탁했다. 말이 공사였지 ‘총독’과 같았다. 하마비(下馬碑) 앞에서도 가마에서 내리지 않고 대전까지 들어갔다. 조선과 일본의 강화도조약(1876년)으로 청과 ..

[朝鮮칼럼] 국방·외교·경제를 다수결로 결정하는 게 옳은가

조선일보 2023. 6. 14. 03:10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역사학) 우리는 민주주의를 오해하고 있다, 선관위와 방탄 국회를 보라… 중우정치, 군중독재 유혹 점점 커져 민주주의 제대로 작동하려면 법의 지배, 공공선 지켜야 공화국 정신 파괴하는 ‘민주팔이’들에게 법의 철퇴를 공정 선거를 책임지는 중앙선관위가 북한 해킹을 당하고도 보안 점검을 거부하다가 불법 채용 의혹에 또 휩싸였다. 불체포 특권 포기를 공약했던 거대 야당은 자당 의원들의 구속엔 무조건 반대하는 ‘방탄 국회’를 연출했다. 몇 년 전 ‘국정 농단’ ‘경제 공동체’ 등 기묘한 법률 용어를 엮어 대통령을 탄핵했던 특검은 스스로 특대형 비리에 휘말려 있다. 이 정도면 법치의 붕괴다. 일부의 비위라면 법으로 처리하면 되겠지만, 선관위,..

[사설] 中, ‘文정부의 한국’ 아니라는 사실 직시해야

서울신문 2023. 6. 13. 05:05 중국 외교부가 정재호 주중 대사를 불러 한국 외교부가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를 초치한 것에 항의했다.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사관저로 초청해 한국 정부를 공개 비판한 싱 대사를 우리 외교부가 불러 경고하자 지난 10일 중국이 맞받아친 것이다.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빈 방문에도 8차례나 혼밥을 먹었고 중국 공안이 우리 측 수행기자단을 백주대낮에 폭행해도 눈감았던 정도다. 주한 대사가 외교부 장관을 건너뛰고 청와대와 직통으로 소통하는 파격적 우대까지 이어졌다. 정작 장하성 당시 주중 대사는 시진핑 주석은커녕 외교장관 독대조차 못 하는 푸대접을 받았다. 이런 맥락에서 싱 대사의 망발도 불거질 수 있었을 것이다. 어제 대통령실은..

[강경희 칼럼] 박정희 공대, 50년 후 문재인 공대

조선일보 2023. 6. 12. 03:11 별도 법 만들어 세운 대통령 공대들 과학자들 주도한 KAIST… 반세기 과학기술입국에 공헌 정치인 주도 한전공대는 무슨 기여를 할 것인가 지난 5월 22일 자 칼럼에 박정희 대통령이 발탁한 30대 중반의 엔지니어 출신 신동식 초대 경제수석 이야기를 소개했더니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보여주셨다. 일부 독자는 KIST 설립 비화를 보면서 댓글에 ‘문재인 공대’에 대한 우려를 남겼다. KAIST와 한국에너지공대(일명 한전공대)는 교육부 산하가 아니고 별도 법을 만들어 세운 ‘대통령 공대’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설립 과정은 천양지판으로 다르다. 1966년 과학기술입국의 출발점에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소)가 있었다. 그 연장선에서 우리 손으로 과학기술 인재를 길러내는 ..

[고정애의 시시각각] 음모론은 늘 있었다, 그러나

중앙일보 2023. 6. 9. 01:02 수정 2023. 6. 9. 05:54 「 천안함 음모설서 드러난 새 양상 증거·설명 없이 말만으로 주장 주변부 인물 아닌 당 중심서 제기 」 “천안함, 북한 만행이죠?” “이게 북한의 소행인지, 누구의 소행인지 말씀 좀 해 달라.” 두 질문 사이엔 3년의 세월이 있다. 전자는 며칠 전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던진 질문이다. 후자는 2020년 천안함 폭침으로 사망한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호소다. 사실 음모론은 너나없다. 늘 있었다. 인간 본성 때문이다. 우린 믿을 만해서 믿는 게 아니라 마음이 편해지니까 믿곤 한다. 들으면 기분 좋은 정보를 찾아서 믿고, 기분 나쁜 정보는 피한다. 이미 일어난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