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2017.06.09 김연주 기자)
은행이 멈추는 날 - 전 세계 대규모 자산 동결이 시작된다
(원제 The Road to Ruin)
제임스 리카즈 지음 / 서정아 옮김 / 더난 펴냄/ 2017.06/ 476 p/ 1만8000원
에볼라 같은 전염병이 나타나면 보건당국은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감염자를 격리시킨다.
금융공황이 일어나면 화폐 발행이 백신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해결책은 격리밖에 없다.
격리란 은행과 증권거래소를 폐쇄하고 현금지급기를 차단하며 유가증권 매각을
중지시키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또다시 금융위기가 닥치면 금융 권력은 유동성을 공급해 얼어붙은 시장을
해빙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산을 동결한 것이라고 추측한다.
1930년대 대공황 같은 고전적 공황은 소도시 은행의 대규모 예금 인출에서 시작돼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급기야 월가를 강타해 주식시장 폭락을 야기했다. 2012년 키프로스 은행위기와 2015년 그리스 국채위기 당시
키프로스와 그리스 은행들은 현금지급기 작동을 일제히 중단했다. '은행이 멈추는 날'이었다.
이 책에서 그가 경고하는 다음 금융위기 시나리오는 가히 충격적이다.
위기가 닥치면 주요 20개국 정부, 중앙은행, 국제금융기관 등으로 이뤄진 세계 금융 권력은 이전처럼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현금과 금을 비축해둔 채 자산을 동결하고 금융 시스템을 봉쇄하기를 택한다.
위기가 잦아들 때까지 손해는 투자자들 몫이다. 일정 금액 이상의 예금이나 투자금은 은행이나 금융사 지분으로
전환되거나 아예 소각돼 투자자는 자산을 찾을 길이 없다.
극단적이지만 만약 현실로 일어날 경우 증권거래소는 폐쇄될 것이고, 현금지급기 사용은 불가능하며, 단기자금이 경색되고,
자산운용사는 유가증권을 매도하지 못하며, 마이너스 금리가 부과되고, 현금은 거부당하기에 이를 것이다.
미국 정부기관과 주요 금융회사, 헤지펀드에서 30여 년간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은 베테랑 금융전문가이자 경제예측가인
제임스 리카즈는 대표적인 '달러 비관론자'다.
벼랑 끝에 내몰린 달러의 운명과 이로 인한 각국의 화폐 전쟁을 예고한 리카즈의 첫 책, '커런시워'는 전 세계 14개국에서
번역 출간되며 글로벌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대혼란 시대에 세계 금융시장의 은밀한 움직임, 저마다 손익계산을 꿰뚫은
'화폐의 몰락'과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예견하며 금이 얼마나 안전한 자산이 될 것인가를 역설한 '금의 귀환'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극찬받았다.
저자는 세계적 금융위기를 두 번이나 겪으면서 아직도 각국의 정부나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은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 채 현실과 동떨어진 낡은 이론을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신 900년 동안 막대한 부를 지켜온 로마 콜로나 가문의 비법에서 해결책을 찾는다.
콜로나 가문은 재산을 3등분해 금, 미술품, 토지에 투자했다.
이 세 가지는 결코 없어지지 않을 유형자산이다. 이는 21세기에도 유효하다.
디지털 시스템에서 독립돼 있기 때문이다. 정전, 해킹, 사이버 공격을 받을 일이 없다.
은행에 보관되지 않은 금괴나 주화 같은 금은 포트폴리오 구성의 핵심이다.
저자는 전체 투자자산의 10%를 금으로 보유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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