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房/自作詩와 에세이

만 남

바람아님 2014. 1. 22. 13:46

 

 

 

만 남

                          -심 구(芯 九)- 

 

당신을 처음 본 순간

나는 얼어 붙었고

당신이 내 앞에 와 섰을 땐

숨이 멎는 듯 했습니다

 

당신 얼굴에서 나는 푸른빛은

온 몸 구석구석까지 젖어 들어

단숨에 내 城을 정복하고

거기에 사랑의 깃발을 꽂았지요

 

당신에게서 나는 향기는

나를 움직일 수 없게 묶어

포로 되기로 자청 하였습니다.

 

햇빛 따뜻한 날

나들이에 날 동행시켰을 때

세상 다 얻은 것처럼 기뻤고

당신이 내 여자가

아니 내가 당신 남자가 된다는 게

꿈만 같았습니다

 

우리 만남은

그렇게 시작 되었고

먼지 되어 하늘을 떠도는 지금도

내 城에 꽂아놓은 그 깃발은

펄럭이고 있습니다

 

 

The Dark Night of The Soul-Loreens Mckenni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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