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5. 3. 7. 00:15
약소국을 강대국 먹이로 보는 트럼프의 미국, 사실상 제국주의
아프간·이라크서 패퇴 후 무기력… 그 힘 공백 뚫고 중·러의 부활
국가 시스템 못 고친 미국은 진영 양극화로 사실상 내전 수준
그 역할 대신할 국가는 없어… EU·한·일 등 자유 진영 협력이 대안
지난 4일 의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칸 드림의 귀환’을 선언하고, 미국이 돌아왔다고 했다. 하지만 14년 전,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미 안보보좌관은 2025년이 되면 “한때 21세기를 제패할 것이라 오만하게 선언했던 미국은 지배권을 잃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마구 철권을 휘두르고 있다. 그 사나운 위세에 국제사회가 떨고 있다. 지난달 28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의 거친 면박을 받고 쫓겨나듯 백악관을 떠났다. 그의 일그러진 표정에 약소국의 설움이 절절히 담겼다. 한때 자유의 전사로 추앙받던 그다. 2022년 미 의회 연설 때는 의사당을 꽉 채운 의원들이 33번 박수에 2분간 기립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자유 진영의 맹주이자 세계의 경찰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미국은 세계의 희망이었다. 단지 강해서가 아니라 세계의 본보기였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드림은 세계의 꿈이기도 했다. 1, 2차대전 때 미국은 문명과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렸다.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와 루스벨트의 대서양헌장 덕분에 약소국들은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세계대전의 폐허를 딛고 유럽을 재건하고, 한국을 공산주의 침략에서 지킨 것도 미국이었다. 미국은 인간에게 생명과 자유, 행복을 추구하는, 불가 양도의 권리를 가졌다는 이상을 제도화한 나라다. 그렇기에 사르트르 같은 지성인도 눈멀게 한, 공산주의와 벌인 싸움에서 끝내 승리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미국은 낯선 미국이다. 그는 파나마운하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얻기 위해 군사 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유엔 총회에 제출하자, 미국은 북한, 이란, 러시아와 함께 반대표를 던졌다. 안보리에는 러시아의 침공 사실을 뺀 결의안을 제출해 가결했다.
자유주의적 세계 질서는 깨졌다..... 약소국을 강대국 먹이쯤으로 보는 트럼프의 미국은 사실상 제국주의다. 트럼프의 잣대는 가치보다 돈이다.....세계 패권 국가는 힘만으로 안 된다. ‘매력(attraction)’이 있어야 한다.
‘미국 없는 세계’는 무질서와 폭력이 횡행할 것이다. 하지만 EU나 중국, 러시아, 인도, 일본 모두 미국의 역할을 대신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 유일한 대안은 EU와 한국, 일본 등 모든 자유 진영이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을 결성하고 미국의 짐을 함께 지는 것이다. 세계 국력 순위 6위인 대한민국도 이제 인류의 책무를 나눠 진 세계 국가로 올라설 때다.
https://v.daum.net/v/20250307001515617
[朝鮮칼럼] 미국은 왜 아메리칸 드림을 버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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