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1.31 남정욱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
종교를 확산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포교, 하나는 번식. 어느 쪽이 유리할까.
이슬람권 여성은 다산모(多産母)로 아이를 평균 여섯 낳는다. 반면 유럽 여성은 둘 미만이다.
한쪽은 '단순 재생산'조차 유지하지 못하는데 한쪽은 세 배씩 늘어난다.
비혼(非婚)인 채로 아이를 낳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출산은 결혼이라는 형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어떤 종교는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과 결혼을 금지한다. 무슬림 여성은 반드시 무슬림 남성과 결혼해야 한다.
어떤 종교는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과 결혼을 금지한다. 무슬림 여성은 반드시 무슬림 남성과 결혼해야 한다.
그런데 무슬림 남성은 다르다. 제한이 없다. 무슬림 남성은 유럽에서 기독교인 여성과 얼마든지 결혼할 수 있다.
그리고 이슬람에서 자녀는 무조건 아버지의 종교를 따르게 되어 있다.
프랑스와 독일에서 태어나는 아이 25%는 무슬림 자녀이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20~30년 후 유럽은 자연스럽게 이슬람 세계가 된다. 포교로는 번식을 못 이긴다.
십자군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비록 예루살렘은 빼앗겼지만 이슬람은 저강도로 영토 확장 작전을 진행 중이다.
십자군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비록 예루살렘은 빼앗겼지만 이슬람은 저강도로 영토 확장 작전을 진행 중이다.
영국 교회는 대부분 교단에서 목사 월급을 부담하며 교회 유지가 어려울 때는 교회 건물을 매물로 내놓는다.
매주 4개꼴로 교회가 문을 닫는데 이 교회들을 매입하는 것이 이슬람이다. 교회를 정복했다는 상징적 의미 때문이다.
영국에선 지난 30년 동안 5000여 교회가 문을 닫았다.
2004년 카이로에서 열린 중국·이슬람 포럼에서
후진타오 주석은 이슬람 문명을 한껏 추어올렸다.
두 세계는 가장 위대한 인류 문명이며 중화
문명과 이슬람 문명의 협력을 통해 서구식 가치를
배제하고 세계를 이끌어 가자는 노골적 선언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새뮤얼 헌팅턴이 '앞으로 세계는
국가와 국가의 충돌이 아니라 문명과 문명의
충돌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은 탁월한 지적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심각하게만 볼 문제는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종교 간 대화 없이 종교 간 평화
없고 종교 간 평화 없이 세계 평화 없다'는
쉬운 말로 해법을 제시한 신학자 한스 큉의 말을
더 신뢰하는 편이다. 종교를 가진 사람끼리 서로
잘해주면 된다는, 별거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서 십자군 기사 발리안은
살라흣딘에게 묻는다. "예루살렘은 무엇인가?"
살라흣딘은 대답한다. "전부이거나 아무것도
아니거나." 우문에 현답이다.
아무것도 아니어야 하는 문제를 전부로 몰고 가는
사람들이 있어 문제다.
2008년 12월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살인마 이스라엘은 물러가라!'는 피켓이 등장했다.
며칠 전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폭격을 가해 팔레스타인 주민 800여 명이 죽거나 거의 죽은 것에 항의하는 시위였다.
피켓을 든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중동 문제는 중동만의 문제가 아니며 한국의 진보 진영도 이스라엘의 학살을
반대한다"는 논지의 발언을 했다. 반미 애북 좌파(종북이라는 단어 금지로 궁여지책으로 발굴한 단어가 애북〈愛北〉)
시각으로는 가자 지구 폭격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이 아니라 반미 문제였던 것이다.
이념을 이유로, 자원을 이유로, 종교를 이유로 그렇게 피 터지게 싸우면서도 아직 안 망하고 있는 인류가 참으로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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