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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177] 허리 부러진 검찰이 수호하는 나라?

바람아님 2019. 11. 19. 07:12

(조선일보 2019.11.19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19세기 영국의 문호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위대한 유산'의 여주인공 에스텔라의 양어머니

미스 해비셤은 결혼식 날 신랑에게 버림을 받아서 모든 남성을 증오하는 노처녀이다.

미스 해비셤은 양녀 에스텔라의 '가슴에서 심장을 빼내고 그 자리에 얼음을 넣어서'

세상 모든 남성을 증오하고 상처를 주도록 양육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번영하고 행복한 것은 죄악이라고 확신하는 듯한데 어떤 양육을 받은 데 기인할까?

문재인 정부의 집권 세력들은 상식이나 양식, 순리 같은 인간 사회 기본 룰을 모르는 외계인들 같아서 이 사람들은

이치를 따져서 설득할 수도 없고 인간 보편 정서로 호소할 수도 없다는 절망감을 느낀다. 우리나라 경제 체질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무수한 가계를 파탄시킨 '소주성'이 잘되어 가고 있으니 더욱 힘차게 밀고 나가겠다는 사람들에게

무슨 논리를 제시하며 어떤 나라 사정을 들어 호소한다는 말인가?


취임 초부터 매우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설마 자기가 통치하는 나라를 의도적으로 망치기야 하겠는가,

경험 미숙 탓이겠지, 했다. 그러나 그 모든 참담한 정책이 실수나 단견 때문이 아니고 나라 속을 박 속처럼 모조리

긁어내어서 자기 패거리에게 먹이고 껍데기는 깨 버리는 것이 이 정부의 의도라는 의심이 확신으로 변했다.

이 정권 들어서 어느 한 분야도 나아진 데가 없고 모든 분야가 비리 범벅이 되었지만 이 정부는 가책을 느끼기는커녕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일제강점기 징용공 배상 판결은 일본에 대한 명백한 선전 포고인데 얼핏 '맨땅에 헤딩'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비장한

대결을 연출했다가 왕창 깨지면 민족 감정을 자극해서 표를 긁어모을 속셈 아니었나 싶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소미아 종료 선언을 번복한다면 '신중하지 못한 결정임을 인정하는 것'이 되니 번복할 수 없단다.

신중하지 못한 결정을 했으면 빨리 인정하고 되돌려야 걷잡을 수 없는 손실을 방지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제껏 이 정부의 모든 외교가 국제사회가 보기에, 그리고 우리 국민이 보기에도 '내 발등 찍기'이며

'심각하고 옹졸한 실수'였는데 정부는 희생양 코스프레를 기획하는 듯하다.


'촛불 혁명'으로 나라 기강이 무너졌음을 자인하는 이 정부는 '사법 개혁'으로 나라를 소생시키겠다고 맹세한다.

그런데 그 내용은 검찰 무력화이다. 검찰의 주요 부서를 폐지하고 수사 권한과 자율성을 박탈하는 것이 개혁인가?

검찰의 척추를 부러뜨려서 나라를 소생시킨다는 개념이 퍽 독창적이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