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橫設竪設

[국민논단] 아직도 논쟁 중인 대한민국 국가정체성

바람아님 2024. 6. 17. 01:15

국민일보  2024. 6. 17. 00:36

조선, 명나라를 君-臣에 더해
아비-자식관계로까지 승격
국가정체성을 절대이념화
병자호란 '삼전도 치욕' 초래

한국은 여전히 정체성 혼돈
척화에 가까운 한미혈맹파 대
주화 근접 국익우선파로 양분

동맹 고려하면서도 자기외교
이게 조선의 실패가 주는 교훈

한반도 통일 이래 국왕이 외국 군주에게 직접 항복한 사례는 병자호란 때 삼전도 항복이 유일하다. 요즘엔 흔히 척화론을 헛된 명분론으로 간주해 비난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간단하지 않다. 질 줄 뻔히 알면서도 전쟁을 불사한 이유를 그저 헛된 명분 때문이라 간단히 치부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 ‘나라가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라는 표현이 당시 사료에 숱하게 등장하는데, 바로 조선이 추구하는 그런 나라가 될 수 없다면 차라리 망해도 좋다는 의미였다. 그렇다면 나라의 존망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조선의 국가정체성이었다. 왜란 전부터 명나라와의 관계는 기존의 군신 관계에 부자 관계를 더한 군부(君父)·신자(臣子) 관계로 절대 이념화한 상태였다. 그런데 군주가 군주답지 못하면 신하가 먼저 관계를 끊을 수 있었던 데에 비해 아비가 아무리 아비답지 못해도 자식이 먼저 부자 관계를 끊을 수는 없었다. 유교 사회에서 부자 관계는 상황을 초월하는 절대가치였고 그것이 바로 당시 조선의 국가정체성이자 레종 데트르였다. 

국가정체성 문제는 지금도 여전하다. 근 400년 전 조선에서는 국가정체성이 지나치게 절대 이념화한 것이 문제였다면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국가정체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매우 약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해방과 함께 분단과 전쟁이라는 핏빛 형극이 현대사에 짙게 드리운 탓에 국가정체성을 놓고도 아직껏 국민적 합의가 명확하지 않다.

한국이 주체적 독립을 이루지 못한 여파는 너무나 컸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분단과 전쟁은 필연적으로 남북한 모두에 국가정체성 문제를 남겼다.....자식이라 해도 어릴 때라면 모를까 성인(선진국)으로 성장한 후에는 자기 노선을 펼 수 있어야 한다. 동맹 관계를 고려하면서도 자기 외교가 있어야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제무대에서는 그것이 주권국의 모습이다.


https://v.daum.net/v/20240617003647787
[국민논단] 아직도 논쟁 중인 대한민국 국가정체성

 

[국민논단] 아직도 논쟁 중인 대한민국 국가정체성

조선, 명나라를 君-臣에 더해 아비-자식관계로까지 승격 국가정체성을 절대이념화 병자호란 '삼전도 치욕' 초래 한국은 여전히 정체성 혼돈 척화에 가까운 한미혈맹파 대 주화 근접 국익우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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