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3. 5. 16. 03:02
햇빛이 교실 깊숙이 들어왔다. 시계를 보니 오후 네 시. 하교 시간이다. 모자를 갖춰 쓴 아이들이 삼삼오오 교실을 떠난다. 의자를 딛고 서서 높이 걸린 모자를 집어 드는 야무진 아이가 있고, 어린 동생의 모자 끈을 정성스레 묶어 주는 의젓한 언니도 있다. 다들 집에 가느라 바쁜데 한 남자아이만 선생님 옆의 긴 의자에 앉아 눈물을 닦는다. 말썽을 부려 벌을 받는 모양이다. 그 앞에 오히려 신이 나서 빙글빙글 웃고 선 아이들은 남자아이의 친누나들이다. 백여 년 전 남의 나라 학교 풍경인데 우리 눈에도 정겹다.
단정한 검은 드레스 차림의 꼿꼿한 선생님에게 눈길이 간다. 말썽꾸러기라도 잘 가르쳐 세상 밖으로 내보낸 분이다.
https://v.daum.net/v/20230516030234136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79] 수업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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