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김순덕칼럼 315

[김순덕 칼럼]“대통령부터 달라지겠다” 한마디가 그리 어려운가

동아일보 2023. 8. 16. 23:51 윤 대통령 혼자 숨 가쁘게 뛰는 사이 공직사회는 무능·무책임할 자유 만끽 ‘일 잘하는 정부’ 내걸고 잼버리로 망신살 인사 편중부터 고쳐 공공개혁 시작하라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난 사이, 국내는 ‘옷로비 사건’으로 들끓고 있었다. 김대중(DJ) 대통령은 귀국 기자회견에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내가 나라의 위상을 높여보려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리 뛰고 저리 뛰었는데도 정상외교는 신문 한쪽 구석에’ 실렸고(김대중 자서전), 기자들 관심은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 성과 아닌 장관 문책에 쏠렸기 때문이다. “마녀사냥식으로 처리하면 후환을 남길 것”이라고 답한 DJ의 독선과 오만은 결국 대통령 사과로, 국회 청문회와 최초의 특검 수사로, 법무부 장관과 대..

[김순덕의 도발]눈 떠보니 후진국…‘잼버리 트라우마’ 어쩔 것인가

동아일보 2023. 8. 11. 14:05 수정 2023. 8. 11. 14:24 12일 막을 내리는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긴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다. 세상에, 영국 청소년들이 폭염보다 화장실이 더 끔찍하다고 사흘 만에 캠핑장을 뛰쳐나가다니. 매트 하이드 영국 스카우트대장이 BBC방송에 대고 “수천 수만 명이 쓰는 화장실을 규칙적으로 치우지 않는다고 전에도, 중간에도, 수없이 조직위에 얘기했는데, 해결하겠다고 약속하고도 그대로여서 실망했다”고 한 것도 한국의 수준으로 기억될지 모른다. 대통령이 주요국가 7개국(G7) 회의에 초대됐다고 우리나라가 선진국인 듯 잘난 척 할 일이 아니었다. 새만금 잼버리 주무 부처는 대한민국 여가부다. 그 놈의 “전임 정부 탓” 듣자고 국민이 정..

[김순덕의 도발] 정전 70주년에 돌아본 좌파와의 협상법

동아일보 2023. 7. 28. 14:00 6·25전쟁 영웅 고(故)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친일파)’라는 문구가 삭제됐다. 정전협정 70주년을 앞두고 이뤄진, 늦었지만 당연한, 기구한 역사가 불러온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보통사람에게 협상이라 함은, 서로 소통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윈-윈 게임이다. 공산당은 다르다. 총성 없는 전쟁일 뿐이다. 오죽 애간장이 탔으면 유엔대표단 협상 단장 터너 조이 제독(1895~1956)이 유언 같은 저서 ‘공산주의자는 어떻게 협상하는가?’를 내놓고 1년 만에 세상을 떠났겠나. 백선엽도 회고록 ‘조국이 없으면 나도 없다’(2010년)에서 그때의 경험을 언급했다..... 백선엽은 착잡했다. 우리는 휴전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김순덕의 도발]‘1919년 원년’ vs ‘건국은 혁명’에 대한 이종찬의 편지

동아일보 2023. 7. 14. 15:47 수정 2023. 7. 14. 15:50 지난번 내가 자행한 ‘도발’에 대해 이종찬 광복회장이 이메일을 보내왔다. 칼럼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나는 독자들의 험악한 댓글을 볼 때마다 ‘에고 나가 죽으란 소린가…’ 싶으면서도 내 월급 속엔 악플을 감수하는 값도 포함됐다고 믿고 산다(물론 배우는 점도 적지 않다). 이 회장의 글에 전부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자와 함께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듯 해 필자의 동의를 얻어 소개하기로 했다. 애정어린(?) 비판을 보내준 이 회장께 감사드린다. 존경하는 김순덕 대기자 선생 대한민국 원년문제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가져주셔서 특별히 존경합니다. 쓰신 글을 읽어보니 약간 오해가 있는 부분이 있어서 이글을 보냅니다..

[김순덕의 도발]‘분단시대의 역사인식’ 강만길, 밟고 넘어서라

동아일보 2023. 7. 1. 10:00 23일 세상을 떠난 ‘분단시대’의 원로 사학자 강만길은 지금쯤 하늘나라에서 편안하신지 모르겠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왜곡된 역사의식으로 북한을 비호하며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닌 반국가 세력을 비난해서다. 그 ‘왜곡된 역사의식’을 불어넣은 원조가 고(故)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교수님은 역사의 진보에 대한 굳은 신념으로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했다”고 트위터로 강만길을 추모했다.....강만길이 대체 뭘 가르쳤기에 윤 대통령이 그런 말까지 했는지는 ‘촛불행동’이라는 단체가 쓴 추모글을 보면 안다. “선생님은 ‘민족해방운동’의 뿌리를 깊이 탐구하시고 분단이 존재하..

[김순덕의 도발]개딸이 민주주의를 잡아먹는 이유

동아일보 2023. 6. 17. 10:00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는 방사능 테러다!’ 더불어민주당 회의실엔 이런 백드롭이 걸려 있다. 국민의힘은 ‘괴담·선동=공공의 적’ 백드롭으로 맞서더니 최근 ‘의회 정치 복원’으로 바꿔 달았다. 13일 야당 의원들이 ‘원전오염수 해양방류에 따른 피해 어업인 지원 및 해양환경 복원 등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하자 15일 김기현 국힘 대표는 “민주당발 선전선동을 세금으로 메우려 한다”며 이번엔 말로 맞받았다. 그들은 재미날지 몰라도 보는 국민은 지겹고 불안하다. 그렇게 중요한 일이면 여야가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대야지 공방을 벌일 일인가. 그러라고 국민은 피 같은 혈세로 의원 1인당 세비를 연(年) 1억5500만 원씩이나 주고 있는 거다. 지지 정당은 거의 종교다. 처..

[김순덕 칼럼]‘5공 청산’ 원치 않는 세력이 있다, 아직도

동아일보 2023. 6. 8. 00:02 전두환 시절 정의구현 함세웅 신부처럼 늙은 운동권집단 5공 때같이 “투쟁” 노태우 “DJ는 5공 청산 원하지 않을 것” 국민의힘은 ‘민주화운동 계승’ 자신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지 9시간 만에 스스로 사퇴한 ‘이래경 사태’는 그 당과 이재명에 대해 많은 걸 이해하게 해준다. 물론 ‘정유정 사태’를 연상케 하는 그의 강한 멘털까지 이해할 수 있다는 건 아니다. “결과에 대해선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당 대표가 하는 일”이라면서도 사퇴는커녕 사과도 안 한 무책임성은 도저히 이해 불가다. 비명(비이재명)계 최고위원 송갑석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이름이 나왔을 때, 아무도 몰랐던 운동권 출신 인사라고 했다. 결국 최고위..

[김순덕 칼럼]6·25 종군 여기자의 외침 “한국은 자명종이다”

동아일보 2023. 5. 25. 00:00 1951년 첫 여성 퓰리처 수상자 히긴스 “전쟁 덕에 미군 약체 알려져 철저히 무장” 지금도 한국은 전체주의·북핵에 맞서 자유세계 시민 일깨우는 자명종 역할 이달 초 발표된 2023년 퓰리처상은 단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보도에 모아졌다. 러시아의 민간인 학살을 고발한 AP 사진팀이 대상 격인 공공서비스 부문상을 수상했다. 뉴욕타임스는 부차에서 자행된 러시아 공수부대의 ‘전쟁 범죄’를 파헤쳐 국제보도상을 받았다. 6·25전쟁 중이던 1951년, 퓰리처상의 관심은 한반도였다. 국제보도상 수상자 여섯 명 모두 한국전쟁을 보도한 기자들이다. 그중 뉴욕 헤럴드 트리뷴의 도쿄 특파원 마거릿 히긴스는 6·25 발발 이틀 후 서울로 날아와 한강철교 폭파부터 인천상륙작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