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1329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구름과 비가 그려낸 '천공의 도시'

한국일보 2022. 07. 04. 04:31 서울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지난달 30일 이른 새벽 강한 빗소리에 절로 눈이 떠졌다. 평소 같으면 날이 밝을 시간이지만 한밤처럼 캄캄하다. 폭포수같이 쏟아지는 빗소리에 한강이 궁금해졌다. 한강은 지난 2년간 큰비가 내리지 않아 잠수교가 잠긴 적이 없었다. 그러나 밤새 내린 강수량이면 물이 넘쳐 한강공원이 물바다가 됐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메라를 둘러메고 서둘러 한강을 찾았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한강공원은 물이 찰랑찰랑 차올랐을 뿐이었다. 조심조심 얕은 물 위를 걷다 보니 저 멀리 여의도와 강북의 고층건물들이 구름 속에 휩싸여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건물 중간에 구름이 걸리니 그 위에 고개를 내민 상층부가 마치 ‘천공의 도시’ 라퓨타를 연상케 ..

<살며 생각하며>안드레아스 거스키의 사진들

문화일보 2022. 06. 24. 11:25 사진과 회화의 상호적 관계 기록사진과 예술사진의 통합 거시적 미시·추상적 구상 디지털 편집으로 이미지 조작 문명과 자연의 극점 오가며 사진의 확장 가능성 보여줘 19세기 중반에 사진이 출현한 후로 사진과 회화는 공통된 시각 전통이나 시대정신 속에서 서로를 의식하며 영향을 주고받아 왔다. 인상파 회화의 시작을 사진의 영향으로 설명하거나, 사진의 사실성이 재현의 기능을 대체하게 됨으로써 회화가 추상을 향해 나아가게 되었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아예 포토몽타주나 포토콜라주 등 사진의 기법과 재료를 활용해 새로운 미학의 영역을 개척한 작가들도 있다. 모홀리 나기, 라울 하우스만, 만 레이, 게오르게 그로츠 등 20세기 초 다다(DADA)와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은 카메라..

[포토] 2022년 최고의 남·북극 사진은?

데일리안 2022. 06. 17. 17:19 극지연, 극지사진콘테스트 수상작 발표 극지연구소가 제12회 극지사진콘테스트 수상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대상에는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오로라 모습을 촬영한 ‘장보고에 내리는 빛’(이창섭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선정됐으며, 우수상 3점·가작 9점이 각각 수상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극지사진콘테스트는 남극과 북극에서 촬영한 사진들 중에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는 프로그램으로 2011년 처음 시작한 이후 올해 12번째를 맞았다. 이번 콘테스트에는 580점의 사진이 출품돼, 전문가 심사와 온라인 인기투표 등을 거쳐 최종 수상작이 결정됐다. https://news.v.daum.net/v/20220617171925180 [포토] 2022년 최고의 남·북극 사진은? [포토]..

'사진은 사실이다' 신뢰 위협하는 스마트폰 촬영기술[사진기자의 사談진談]

동아일보 2022. 06. 08. 03:03 2000년 중반 기자생활을 시작할 당시 부서의 한 선배는 매일 카메라와 렌즈를 챙겨서 퇴근했다. 사진기자는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장비를 휴대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한 선배의 노력은 여러 차례 단독사진으로 이어졌다. 당시에도 휴대전화는 있었지만 지금의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에는 미치지 못했다. 화질이 떨어져 신문 지면에 쓰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요즘은 기자들이 예전처럼 퇴근길에 카메라 가방을 싸진 않는다. 스포츠 사진이나, 망원렌즈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휴대와 기동성이 편한 스마트폰이 기자들의 전문가용 카메라를 대신한다. 또한 프로모드에는 셔터 속도와 초점 등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돼 있다. 심지어 제조사들은 밤..

'한국 위스키'를 향해 [WIDE SHOT ]

중앙SUNDAY 2022. 03. 19. 00:20 WIDE SHOT 구리로 만든 물방울 모양인 거대한 증류기에서 위스키 원재료인 ‘스피릿(68~74도의 알코올)’이 흘러나온다. 증류기는 스코틀랜드 제작업체 ‘포사이스’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제작비만 2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9월 우리나라 최초로 싱글 몰트 위스키 ‘기원’을 생산한 ‘쓰리소사이어티스’ 증류소 모습이다. https://news.v.daum.net/v/20220319002059665 '한국 위스키'를 향해 [WIDE SHOT ] '한국 위스키'를 향해 ━ WIDE SHOT 구리로 만든 물방울 모양인 거대한 증류기에서 위스키 원재료인 ‘스피릿(68~74도의 알코올)’이 흘러나온다. 증류기는 스코틀랜드 제작업체 ‘포사이스’에서 수작업으로 만..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 읽기] [16] 세상에 없는 창

조선일보 2022. 03. 25. 03:07 낯선 창이 있다. 창밖엔 평온한 공기, 따스한 햇볕, 꽤 울창한 숲, 그리고 멀리 물과 하늘이 보인다. 혹여 보기와 달리 바깥 바람이 매섭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창문은 걸쇠까지 잠긴 채로 잘 닫혀 있다. 해가 지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고, 나는 안락한 내부에 머물러 있다. 창가에 놓인 두 개의 화분은 나란히 같은 색 꽃을 피웠다.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고, 화병에 꽂힌 꽃보다 오래 볼 수 있을 것 같아 푸근하다. 조용히 창 밖을 바라보고 있어도 좋겠고 차 한잔 마시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겠다. 이상하다. 분명히 낯선 창인데 나는 그 안에 있다. 김희원 작가의 ‘누군가의 창(Someone’s Window)’ 연작은 다른 사람의 공간을 나의 ..

"왕모기라며 보는 족족 다 죽이죠" 세상 억울한 곤충 '각다귀'[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중앙일보 2022.03.20 08:00 “각다귀만큼 억울한 곤충도 없을 겁니다.” 계곡 물속에서 찾은 각다귀 애벌레를 두고 이강운 박사가 대뜸 이리 설명했습니다. 대체 무엇이 그리도 억울할까요? “영어로 크레인 플라이(Crane fly)예요. 크레인이 뭐냐면 두루미거든요. 즉 두루미처럼 아주 다리가 길다는 뜻이 담겨있어요. 그리고 날개가 한 쌍만 있는 곤충을 파리목이라 하는데 파리나 모기가 다 같이 이렇게 하나의 목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이 잘 모르니까 얘를 왕모기라며 보는 족족 다 죽이죠.” https://news.v.daum.net/v/20220320080056521 "왕모기라며 보는 족족 다 죽이죠" 세상 억울한 곤충 '각다귀'[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왕모기라며 보는 족족 다 죽이죠" 세상 억울한 곤..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물을 듬뿍 담아.. 해질녘 산불 끄는 헬기

한국일보 2022. 03. 14. 04:31 울진 산불이 주말 전국적으로 내린 봄비로 기적처럼 진화되었다. 동해지역 곳곳에 산불이 시작된 지 10여일만이다. 지난 6일 울진을 찾았을 땐 불이 난 곳은 대부분 험한 산속이라, 산불 진화의 유일한 희망인 헬기들이 꿀벌처럼 쉼 없이 물을 뿌리며 위험한 비행을 하고 있었다. https://news.v.daum.net/v/20220314043147124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물을 듬뿍 담아.. 해질녘 산불 끄는 헬기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물을 듬뿍 담아.. 해질녘 산불 끄는 헬기 울진 산불이 주말 전국적으로 내린 봄비로 기적처럼 진화되었다. 동해지역 곳곳에 산불이 시작된 지 10여일만이다. 지난 6일 울진을 찾았을 땐 불이 난 곳은 대부분 험한 산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