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國際·東北亞

북핵 대응 새 국면?..美中, 제재 강화에 한목소리

바람아님 2016. 9. 22. 00:02
뉴스1 2016.09.21. 10:51 

오바마-리커창 '화기애애'·훙샹 수사공조 이례적
5차 핵실험 도발이후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전례없이 가까워지고 있다. 갈수록 핵을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이 양국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운데 북핵 제재에 새로운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북한의 제5차 핵실험 관련 대응을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과 리 총리는 이날 뉴욕에서 회담을 통해 "북한이 9일 강행한 5차 핵실험을 규탄하고 유엔 안보리 및 북한의 법 집행 절차를 통한 협력 활성화를 포함해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10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좌측)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지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10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좌측)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외교 소식통은 미중의 이러한 '공조 강화' 방안이 기존의 북핵 대응에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북한 핵실험이 5차에 이르렀고,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가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어 양국 정상의 공조 강화 수준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리 총리는 이날 연례 유엔총회에서 별도로 회동한다. 이 자리에서 양 정상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수위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5차 핵실험 강행 직후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추가 대북제재 결의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자국이 취할 구체적 제재 방안이나 강도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언급을 피해왔다.

중국과 미국의 전례없는 협력 분위기는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한 혐의로 중국기업인 '랴오닝(遼寧) 훙샹(泓祥) 그룹'에 대해 양국이 공동조사에 착수한 사실에서도 엿볼 수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 경찰은 북중 접경지대인 랴오닝성 단둥(丹東)에 위치한 훙샹 그룹의 자회사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가 장기간 북한과의 불법무역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중대한 경제범죄(serious economic crime)' 혐의로 수사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 중국 당국은 최근 수 주 간에 걸쳐 이 회사의 자산을 비롯해 그룹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마샤오훙(馬曉紅) 총재 및 친인척 등 관계자들의 자산을 일부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조치에 앞서 미 국무부 당국자들도 지난달 두차례에 걸쳐 베이징을 방문, 중국 측에 이 회사의 불법행위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고 수사 및 처벌을 요구했다고 WSJ가 전했다.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는 지난 2011~15년 기간 북한과 5억3200만달러 규모의 무역거래를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남중국해를 두고 최근까지도 노골적인 신경전을 벌이던 미국과 중국이, 중국 기업과 관련해 미국 당국이 사전 조사한 내용을 중국 공안당국에 넘겨 수사에 착수하게 한 사실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심지어 대만의 한 언론은 '중국이 북한 핵시설을 겨냥한 미군의 군사작전을 묵인하는 방침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지난 18일 대만 '중국시보'는 중국 공산당 관계자와 일부 학자들을 인용해 "중국 공산당 정부가 북한 체제 붕괴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김정은 포기 전략'을 준비했는데 여기에는 핵무기와 미사일 관련 시설을 정밀타격하는 폭격과 김정은을 제거하는 '참수작전'을 묵인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중국시보 보도에서 스인훙 中인민대학 국제관계학 교수는 "미국의 북한 핵시설 타격에 대해 중국 고위층은 공격의 수준에만 관심이 있다"며 "미국이 단지 북한 핵시설만 타격하고 김정은 정권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중국 공산당 정부는 '비공식적 찬성'을 할 것이며, 미국이 김정은 정권에 타격을 주고 자신들의 세력을 키우려 한다면 여기에는 반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보도의 사실여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북한 대응과 관련해 중국과 미국이 전례없는 수준의 공조 고민을 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외교안보라인의 한 전직 고위관료는 "북핵이 상당히 위험한 수준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기존 중미 관계를 넘어선 새로운 수준의 협력분위기가 도출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제재 일변도 외에 다른 전략과 전술이 엿보이지 않는 우리 정부의 대통령과 외교안보라인이 새로운 발상으로 시급히 전환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