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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탐방] [27] 국보 제27호 경주 불국사 금동아미타여래좌상

바람아님 2015. 6. 22. 09:12

 

조선일보 : 2015.06.16

공식명칭 : 경주 불국사 금동아미타여래좌상 (慶州 佛國寺 金銅阿彌陀如來坐像)
지정일 : 1962.12.20
분류 : 유물 / 불교조각/ 금속조/ 불상
시대 : 통일신라
주소 : 경북 경주시 진현동 15번지 불국사

금동아미타여래좌상은 불국사 극락전에 모셔진 높이 1.66m의 불상이다. 머리에는 작은 소라 모양의 머리칼을 기교 있게 붙여 놓았으며, 정수리 부근에는 상투 모양의 머리(육계)가 큼직하게 솟아 있다. 원만하고 자비스러운 얼굴은 정면을 향하고 있으며, 눈썹은 반원형이고 콧날은 오뚝하다. 신체 표현은 장중하여 건장한 남성의 체구를 연상시키며, 두 무릎은 넓게 퍼져서 매우 안정된 느낌을 준다.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왼쪽 어깨에만 걸쳐 입은 옷에는 거침없는 주름이 새겨져 있는데, 특히 옷깃 안쪽에서 밖으로 늘어지는 옷 접힘은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되었다. 어깨높이로 들어 약간 오므린 왼손은 손바닥을 보이며, 오른손은 무릎에 올려놓고 엄지와 가운데 손가락을 약간 구부리고 있다.

떡 벌어진 어깨, 양감있는 당당한 가슴, 잘록한 허리 등에서 사실적이면서 세련된 통일신라  시대 불상의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경주 불국사 금동비로자나불좌상(국보 제26호), 경주 백률사 금동약사여래입상(국보 제28호)과 함께 통일신라 3대 금동불상으로 불린다. (문화재청)

경주 불국사의 6개 국보 중 마지막 소개는 국보 제27호 아미타여래좌상이다. 아미타여래좌상은 극락전에 모셔져 있다. 불국사를 들어서서 (지금은 문화재보호 차원에서 막아놓았지만) 처음 만나는 청운교 백운교에 올라서서 자하문을 들어서면 대웅전에 석가모니를 모셨다. 그 옆에 있는 연화교 칠보교에 올라서서 안양 문을 들어서면 극락전인데 이 극락전 안에 모셔진 분이 아미타여래 부처님이시다. 물론 지금은 청운교 백운교나 연화교 칠보교를 통행할 수 없기에 오른쪽으로 빙 돌아 오르거나 왼쪽으로 돌아가야 하며 대웅전 영역 왼쪽에 다소 낮은 지형으로 극락전 영역이 자리 잡고 있다.


극락전(極樂殿)

극락전은 무량수전(無量壽殿), 또는 미타전(彌陀殿)이라고도 부르는데 서방 극락정토를 주재하는 아미타불을 모셔놓은 법당이다. 아미타불은 본래 임금의 지위와 부귀를 버리고 출가한 법장비구로서, 보살이 닦는 온갖 행을 다 닦아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원을 세우고 마침내 아미타불이 되었다.

아미타불의 광명은 끝이 없어 백천억 불국토를 비추고, 수명이 한량없어 백천억 겁으로도 셀 수 없다고 무량수전(無量壽殿)이라고 하거나 주불의 이름을 따라 미타전이라고도 한다. 아미타불은 서쪽에 거처하고 있기 때문에 사찰에서 건물은 서편에 배치되거나, 건물 내에서 서편으로 불상을 봉안하기도 한다. 보통 협시보살로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배치한다.

▲불국사 극락전, 앞에 석등은 알겠는데 생뚱맞게 웬 청동 돼지가 놓여있고 극락전 복돼지라고 씌어있다.

그래서인지 불국사 극락전은 대웅전 왼쪽에 위치하며, 건물은 임진왜란 때 화재로 소실되어 영조 26년(1750) 중창되었고 1925년 일본 강점기 때에 재건축되었으나 계단, 석축 등 기단부는 신라 때의 것으로 보인다.


극락전 복돼지

지난 2007년은 돼지해로 60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라고 세상이 떠들썩할 때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곳 극락전 현판 뒤에 돼지 한 마리가 조각되어 있음을 관광객이 발견하였다고 하여 온 매스컴이 보도하고 야단법석을 떨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불국사를 찾는 관광객마다 이곳 극락전에 먼저 달려와 현판 뒤에 숨겨진 돼지조각을 확인하고 사진 찍고 어수선하니까 불국사 측에서 아예 브론즈(銅)로 돼지 한 마리를 만들어 극락전 석등 앞에 놓았더니 너도나도 이를 만져 코끝이 반질반질해졌고 누구나 이것을 복돼지라고 여겨 사진 찍고 현장에서 SNS에 올리는 등 관심이 폭발하였다.

지금도 정확한 연유를 알 수 없고, 왜 극락전 현판 뒤에 있었는지, 불국사 스님들도 모르던 것을 외부 관광객이 찾은 것인지 등등 관련된 정설은 없지만, 일부에서는 돼지 최씨로도 불리는 경주 최씨 최치원의 탄생설화와 관련이 있다고도 하나 역시 알 수 없다.

▲극락전 현판 뒤에 감추어진 돼지조각, 언뜻 보면 화투 7월 홍싸리 열 끗짜리에 나오는 그림과 비슷해 보인다.

이제는 세월이 어느 정도 흘러 비상한 관심도 많이 줄어들었고 평상심을 찾은 가운데 아무것도 모르고 온 사람들은 극락전 앞에 웬 돼지 동상(?)을 세웠는지 의아해하기도 한다. 물론 근처에 이에 관한 설명 한 줄 씌어있지 않아 더욱 궁금해질 뿐이다. 게다가 복돼지라는 이름으로 관광객들의 흥미에 영합하는 우상(?)을 세워놓은 것이 불국사다운 일인지 의아하다.


아미타불(彌陀如佛)

아미타여래는 서방정토 극락세계의 교주로서 죽음의 고통에서 중생을 구제하고자 오시는 분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아미타바 붓다(Amitabha Buddha)' 혹은 ’아미타유스 붓다(Amitayus Buddha)'로도 불린다. 아미타는 한량없는 빛을, 아미타유스는 한량없는 수명을 의미한다. 그래서 전자를 무량광불(無量光佛), 후자를 무량수불(無量壽佛)이라 한다.

▲국보 제27호 금동아미타여래좌상, 머리 위 육계가 뚜렷하고 옷은 편단우견으로 오른 어깨를 드러낸 모습이다. 아미타불의 수인은 중생들이 극락에서 태어나는 아홉 가지 방법(9품 왕생)과 관련된 총 9가지 방법의 구품인이 있으며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대부분 하품중생인을 취하고 있다 하나 이 부처님은 9품인 중 어느 것인지 정확하지 않아 보인다.

아미타여래가 봉안된 전각을 무량수전, 극락전, 미타전이라 하며, 좌우 협시보살은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가장 보편적이나 고려 시대부터는 대세지보살 대신 지장보살로도 한다. 그러나 불국사 극락전의 아미타불은 독불(獨佛)로 모셔졌다.

▲문화재청 앱 사진을 보면 엄지손가락을 살짝 오므려 붙인 상태로 되어 있다. 하품중생인으로 일반화하려는 듯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위 아미타불의 수인을 우리나라 불교의 아미타불 대부분이 취하는 하품중생인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구품인에서는 양손의 엄지가 어느 손가락과는 맞닿아 있어야 하는데 불국사 극락전 아미타불은 오른손은 무릎 위에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도록 올려놓았고, 왼손은 가슴 높이로 들어 손바닥을 우리에게 보이고 있는데 엄지는 모두 붙이지 않은 상태이다.


연화교 연꽃무늬

▲연화교 계단석마다 새겨진 연꽃무늬가 세월의 연륜 속에 닳고 닳아서 희미하다.

불국사 극락전을 보았으면 안양문 아래 연화 칠보교를 내려다보기 바란다. 그곳 아래쪽이 연화교인데 이를 증명하듯 계단석마다 연꽃무늬가 새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닳고 닳아서 희미해져 잘 안 보이고 또 사람들이 이를 알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어 지나치기 쉬울 뿐이다.


가구식 석축 (보물 제1745호)

극락전 영역은 대웅전 영역의 왼쪽에 있으며 높이 상으로도 한 단 낮은 위치에 있다. 또한, 정면에서 보면 청운교 백운교, 칠보교 연화교로 올라가는 구조에 높다란 석축이 쌓여 부처님 세계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데 극락전 옆면으로 돌아내려 가는 석축은 경사진 길을 고려하여 석축 역시 경사진 모양을 훌륭하게 소화하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 불국사의 가구식 석축 역시 보물 제1745호로 숨겨진 볼거리 중의 하나이다.

▲극락전 영역을 떠받들고 있는 거대석축, 경사진 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높이를 조절한 모습이 손꼽히는 구조물이다.

위에서 예를 든 복돼지 문제라든지, 아미타불의 수인에 대한 설명 등 불국사 측에서는 막대한 문화재 관람료(입장료) 수입에 걸맞은 팸플릿 자료를 제작, 비치하고 장소마다 상세한 안내판 설치, 문화 해설사 배치 등 적극적인 문화정책을 구비하여 대한민국 최고의 부처님(佛) 나라(國) 절(寺)이라는 이름에 부합하는 문화유적지가 되기를 소망한다.

 

 

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