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8. 23. 23:50 하지현의 책 ‘꾸준히, 오래, 지치지 않고’에서 정신과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근데 저 같은 환자는 처음이시죠?”라는 걸 보고 팩폭이라고 직감했다. 그의 전작 ‘그렇다면 정상입니다’ 역시 자신만 이상한 것 같다는 환자들의 말에 대한 세심한 답변이라는 것도 알아챘다. ‘착하게 산 내게 왜! 왜 나만!’이란 비통함은 본인 얘기를 소설로 쓰면 책 한 권이라는 사람들의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배부르고 등 따스우면 편안해진다. 행복은 이처럼 나른하고 모호하다. 이에 비해 불행하면 온갖 생각이 머리를 두드리며 편도체가 활성화된다. 인간의 부정 편향은 바람에 흔들리는 풀숲에서도 맹수의 존재를 파악해야 생존할 수 있었던 우리 조상의 원시 뇌 때문인데, 99개의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