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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 올린 신부, 설빔 입은 아이…조선을 사랑한 英여성화가

중앙일보 2024. 2. 9. 05:00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엔 '송영달 개인 문고'가 있다. 미국에서 행정학 교수로 이스트캐롤라이나대 등에서 교편을 잡았던 송영달(90) 교수가 기증한 한국 관련 서양 고서(古書) 모음이다. 송 교수는 틈날 때마다 영미권 서점을 다니며 구한말 한반도의 모습이 서술된 영어 서적을 수집했다. 40여 년에 걸친 수집 과정에서 송 교수가 각별한 애정을 갖게 된 인물이 있으니, 엘리자베스 키스(1887~1956)라는 영국 화가다. 20세기 초 처음엔 일본에, 다음엔 당시 조선을 방문해 작품활동을 했던 여성 화가다. 그는 20세기 한반도를 금강산부터 한양까지 여행하며 우리네 삶을 화폭에 담아냈다. 조선의 3ㆍ1 운동을 지지하는 글을 쓰기도 했고, 크리스마스 실을 세 차례 그린..

[세상만사] 나한테 ‘감히’

국민일보 2024. 2. 9. 04:08 요즘 주차장에서 벌어진 황당한 일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는 일이 잦다. 배려는 기대조차 할 수 없고, 지켜야 할 원칙을 어겨 지적했을 때 오히려 욕을 듣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줬다는 걸 인정하고 사과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은 것 같다. 몇 달 전 한 아파트 주민이 주차장에서 경차 자리를 두 칸이나 차지한 중형 세단을 보고 관리사무소에 문제를 제기했더니 “주차 자리 없는데 뭐 어쩌라고” 하며 대응한 차주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언제부턴가 배려 없는 행동을 지적받으면 자신을 돌아보기는커녕 “나한테 감히…”라며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사례가 자주 눈에 띈다. 도로 위에서 벌어지는 시비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사전적으로 ‘감히’는 ‘..

[특파원 리포트] 정답 가르치지 않는 美 교사

조선일보 2024. 2. 9. 03:02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했다’는 미국 작가 마크 맨슨의 한국 방문 동영상이 최근 화제가 됐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는 치열한 경쟁, 끊임없이 타인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유교 문화,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물질주의 등이 한국인들에게 스트레스와 절망을 야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진단이 맞든 틀리든, 화제가 된 것을 보면 공감하는 사람도 꽤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주제와 관련해 미국에 살며 ‘이런 점은 배우면 좋겠다’고 느꼈던 일화가 하나 떠올랐다. 어느 날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교사와 아이들이 곤충 도감을 함께 보는 동영상을 보내줬다. 한 아이가 거미 다리를 세어보고 “8개다”라고 말하자, 다른 아이가 “아닌 것 같은데”라며 다시 세기 시작..

[Q&A] 남부군 출신 공직 막은 美 헌법 14조3항, 트럼프 발목잡나

연합뉴스 2024. 2. 9. 03:04 트럼프 의회 폭동 관련 행동의 '내란 가담' 여부가 주요 쟁점 보수 우위 대법원, 35개주의 유사 소송 결정할 사건 심리 시작 미국 연방대법원은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있는지를 두고 심리를 시작했다. 이 재판은 내란에 가담한 공직자가 다시 공직을 맡지 못하게 한 미국 헌법 14조 3항의 적용 여부를 다투는 것으로, 2021년 1월 6일 의회에서 일어난 지지자들의 폭동과 관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각이 내란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작년 12월 19일 콜로라도의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투표용지에서 트럼프의 이름을 빼라고 판결했다. 2021년 1월 6일 일어난 트럼프 지지..

탈중국, 한국도 진행중… 최대 수혜자는 일본

조선일보 2024. 2. 9. 03:02 한국, 대중 수출 166조로 줄어… 수입은 여전히 높은 비율 미국이 2017년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본격적으로 서방 세력의 중국 경제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에 나서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탈중국’ 흐름은 거세졌다. 다만, 우리의 대(對)중국 수출은 줄어드는 반면 수입은 여전히 이어지면서 대책도 요구된다.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미국이 일본·대만·유럽 등 우방과 함께 반도체 공급망 재구축에 나서며 최대 수혜는 일본이 얻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듬해인 2018년 우리 수출의 26.8%를 차지했던 대중(對中) 수출 비율은 지난해 19.7%까지 떨어졌다. 20% 아래로 떨어진 건 2004년(19.6%) 이후 19년 만이..

[이숙인의 조선가족실록] 본처에겐 데면데면, 젊은 첩 죽자 “훗날 자네 곁에…”

중앙일보 2024. 2. 9. 00:33 이괄의 난 진압한 이시발의 사랑 동갑 정실 민씨와는 애정 부족 첩 이씨는 재색 겸비한 이상형 이씨 죽자 눈물의 제문 직접 써 민씨 묘지명은 최립에게 부탁 후손들 민씨 곁에 이시발 묻어 지금과 다른 적서 관념의 단면 “자네는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갔는가. 내 늘 자네에게 말했지, 나보다 열여섯 살 적으니 뒤에 죽어야 한다고. 자네는 또 ‘내가 먼저 죽길 원하오’라고 했지. 사생(死生)은 인연 따라 정해지고 명(命)에는 운수가 있다지만 자네가 어떻게 나보다 먼저 죽을 수 있단 말인가.”(제측실문·祭側室文) 벽오(碧梧) 이시발(李時發, 1569~ 1626)이 눈물로 쓴 아내 제문의 도입부다. 이시발은 문관이면서 병법에도 탁월하여 이괄의 난을 진압했고 후금(後金, 청나라)..

“北 신기술 가장 창의적이고 혁신적”… 백악관도 깜짝

국민일보 2024. 2. 9. 00:04 앤 뉴버거 백악관 NSC 부보좌관 워싱턴포스트 ‘AI의 부상’ 대담서 “北 코인 해킹, WMD 자금 조달” 북한이 첨단 기술을 활용한 가상화폐 해킹으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자금을 대고 있다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경고가 나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최근 6년간 사이버 공격을 통해 WMD 개발 자금 30억 달러(약 4조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앤 뉴버거 백악관 NSC 사이버·신기술 부문 부보좌관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공개된 대담에서 북한의 인공지능(AI) 기술 수준에 관한 청중의 질문을 받고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북한인은 신기술 활용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람들”이라고 답했다..

[김형석 칼럼]대한민국의 주인은 누구인가

동아일보 2024. 2. 8. 23:51 총선 앞둔 정치권, 분열과 혼돈의 싸움만 정치꾼은 많으나 나라 주인이 없는 형국 선진국처럼 ‘전문 중견층’ 일꾼을 뽑아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첫 총선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상식을 벗어난 현상을 연출해 왔다. 윤 대통령을 선출한 일등 공신은 누구였는가. 문재인 정부와 조국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다. 그 배후는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다. 물론 민주당도 참여했다. 그런데 지금 윤 정부 타도와 탄핵까지 이야기하는 세력은 누구인가. 그 잘못은 또 누구에게 있는가. 야당이 된 민주당과 그 배후인 운동권 세력이다. 국민은 민주당 초창기 대표인 이해찬이 20년 집권론을 펼 때부터 민주주의 장래를 걱정했다. 지금까지 여러 당 대표를 거쳐 이재명에 이르렀다. 그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