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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의 말과 글] [397] 초연결 시대의 단절

조선일보  2025. 3. 15. 00:05 아파트 단지를 걷다 보면 아이보다 지켜보는 어른이 많은 놀이터를 쉽게 발견한다. 아이가 싸우거나 다칠 때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 중인 어른들이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의 ‘불안 세대’를 읽으며 나는 이 흔한 동네 풍경을 떠올렸다. ‘불안 세대’는 현실 세계의 ‘과잉 보호’와 온라인 세계의 ‘과소 보호’가 어떻게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지 분석한다. 놀이터에서 그네를 먼저 타고 싶었던 아이가 순서를 뺏기자 울면서 아빠를 바라본다. 아빠가 달려간다. 갈등을 봉합하고 놀이 순서를 다시 정하고 화해하는 데 걸린 시간은 5분. 언뜻 문제없어 보이는 이 장면에 집중 육아의 병폐가 숨어 있다. 자율적인 놀이를 통해 호기심과 독립심을 키우고, 또래와 겪는 갈등을 해결하..

트럼프, 北을 또 핵보유국 지칭하며 김정은과 관계 재구축 시사

연합뉴스  2025. 3. 14. 03:39 "北, 핵무기 많다…2016년 힐러리가 당선됐으면 핵전쟁 났을 것" 1기 때 북미정상회담 거론하며 "내가 만나서 평창올림픽 성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보유국)로 다시 지칭하며 1기 때와 같은 관계를 다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에서의 긴장이 올라가고 있는데 첫 임기 때 맺었던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를 다시 재구축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렇다(I would)"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라면서 "확실히 그(김..

거야 ‘상법 족쇄’ 강행

중앙일보  2025. 3. 14. 01:15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상법 개정을 추진한 지 4개월 만이다. 재계에선 트럼프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경영 활동에 더 큰 족쇄가 채워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일수록 투기 자본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회는 13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상법 개정안을 재석 280인 중 찬성 186명, 반대 91명, 기권 3명으로 통과시켰다. 오랜 설득에도 거야 주도의 국회가 상법을 통과시키자 재계는 일제히 반발했다.... “행동주의 펀드들의 과도한 배당 요구, 경영 개입, 단기적 이익 추구 행위 등이 빈번하게 돼 기업들이 온전히 경영에 전념하기가 사실..

[사설] 정략 탄핵 전부 기각, 이 대표 국민에게 사과하라

조선일보  2025. 3. 14. 00:30 헌법재판소가 13일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안을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민주당이 이 4명에 대한 탄핵 소추를 발의한 것이 작년 12월 2일인데 다음 날 비상계엄 사태의 한 빌미가 됐다. 최 원장 등은 98일 만에 직무에 복귀했다. 민주당 정권 시절의 부정과 비리를 감사했다고 감사원장을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 소추해 직무를 정지시켰다. 헌재는 ‘위법 근거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선관위 채용 비리 감사도 문제 삼았지만, 감사원이 적발한 선관위 비리가 878건에 이른다. 선관위 간부 자녀와 친인척들이 특혜 채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상을 줘야 할 감사에 탄핵으로 보복했다.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들어 발의한 탄핵 소..

[사설] 3년 6개월만에 형량 줄어 확정된 친북 조직 재판

조선일보  2025. 3. 14. 00:25 간첩 혐의 등으로 기소된 ‘충북동지회’ 사건 피고인 3명에게 각각 징역 5년, 2년이 확정됐다. 기소된 지 3년 6개월 만이다. 1심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는데 2심 재판부가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형량을 대폭 줄였고,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1·2·3심 모두 이들이 해외에서 북 공작원과 접선한 뒤 공작금을 받은 혐의는 인정했다. 하지만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면담 내용 등을 북에 보고한 것은 국가 기밀로 보기 어렵다며 간첩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것이 왜 간첩 행위가 아닌지 납득하기 어렵다. 법 때문에 그렇다면 법의 허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건은 피고인들의 재판 농락도 심각한 문제였다. 간첩 사건 재판은 집중 심리해 1심 구속..

[데스크에서] 트럼프의 미신 숭배

조선일보  2025. 3. 14. 00:10 미신에 대한 관심은 동서고금, 지위 고하를 막론하는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신을 믿는다”고 전 세계에 알렸다. 지난 4일 첫 의회 연설에서 상호 관세를 4월 2일에 부과하려는 이유를 설명하면서다. 원래 4월 1일로 하고 싶었는데 만우절이라 부정 탈까 봐 하루 치 관세 손해를 감수하고 2일에 한다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미신을 매우 믿는 사람(I’m a very superstitious person)”이라고 했다. 트럼프가 미신을 믿는 모습은 과거에도 종종 관찰됐다. 그는 지난 대선 유세 때 맥도널드에 현장 체험을 가서는 감자튀김 옆에 있던 소금을 어깨 위로 두 번 뿌린 뒤 “액운을 쫓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불운의 기운이 ..

[법없이도 사는법]‘도이치 검사’ 탄핵, 만장일치 기각 이유는

조선일보  2025. 3. 14. 00:10 헌법재판소가 13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부실 수사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 부장검사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을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습니다. 같은 날 선고된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사건의 경우 결론은 전원일치이지만 일부 위법 사항을 지적한 이미선·정정미·정계선 재판관 3인의 ‘별개 의견’이 있었는데요. 검사 탄핵 사건은 그런 별개의견도 없는 완전한 전원일치 기각이었습니다. 사실 이 사건은 대통령 부인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이유로 중앙지검장과 수사 검사들을 탄핵한 유례없는 사건이었습니다. 당연히 ‘탄핵소추권 남용’ 비판이 높았고 이 지검장을 비롯한 검사들의 대..

日이시바, 의원들에 상품권 배포…퇴진 요구 거세질 듯(종합)

연합뉴스  2025. 3. 14. 00:01 이시바 "법적으로 문제 없어"…언론 "정치자금법 저촉 가능성" 자민당 간부 "정치자금으로 소란스러운 와중에 큰 타격"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3일 집권 자민당 초선 중의원(하원) 의원들에게 상품권을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민당이 2023년 연말부터 '비자금 스캔들'로 홍역을 치르고 작년 10월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가운데 이시바 총리도 정치자금 문제에 휘말리게 돼 당 안팎에서 거센 퇴진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 비서가 3일 총리 간담회에 앞서 의원 사무소를 각각 방문해 기념품이라면서 백화점 봉투에 넣은 10만엔(약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건넸다. 간담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