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3 9

[眞師日記] 만첩홍매 (萬疊紅梅)

며칠전부터 포토친구 진사들이 봉은사의 홍매 개화상태를 올리고 있다. 그런데 함께 올려지는 산수유꽃은 아직 몽우리 상태라 선듯 촬영에 나서기 어려워 며칠 더 기다리다가 드디어 출사하게 되었다. 봉은사에 불이 났다. 만첩홍매 때문이다. 연일 몰려드는 사람들이 홍매 만큼이나 많은것 같다.성능좋은 핸드폰 카메라 덕분에 누구나 만족할만한 사진을 담아 간다. 진여문옆의 만첩홍매는 이미 절정기를 넘어 꽃잎들이 말려 들고 있었다. 역시 봉은사의 일품은 영각옆에 서있는 홍매다. 수많은 사람들의 손이 홍매를 향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아무리 사람을 비켜서 촬영하려 해도 그건 불가능하다. 봉은사에는 홍매만 있는게 아니고 다양한 종류의 매화꽃이 핀다. 용매와 수양매등 하얀꽃의 매화들도 아름답게 피어 있고 노란 산수유 역시 절집..

바람房/꽃사진 2024.03.23

[백영옥의 말과 글] [346] 아주 보통의 작별

조선일보 2024. 3. 23. 03:02 죽음은 꼭 절망이며 어둠일까. 김영민 교수의 책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게 좋다’에는 어려운 시절이 오면 한적한 곳에 문을 잠그고 홀로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렇게 온전히 하루를 보내면 불안한 삶이 오히려 견고해지는 감각이 생기는데, 그 느낌이 자기 삶의 단단한 기반이라는 것이다. 죽음이 이토록 명징한 것이라면 태어남과 동시에 우리는 ‘사는 게’ 아니라 ‘죽어가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회복 불가능한 불치의 병에 걸려 긴 고통을 그만 멈추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조력 사망이 가능한 스위스의 한 단체로 향하는 여정을 지켜봤다. 영상에 달린 수많은 댓글 속, 다양한 의견과 가슴 아픈 사연을 읽으며 나는 국회에서 여전히 계류 ..

"중국엔 그냥 셰셰"…'한일전' 선포한 이재명, 총선 '한중전' 만드나

데일리안 2024. 3. 23. 05:00 서산서 "이번 선거 신 한일전"이라더니 직후 당진서 "왜 중국을 집적거리느냐" 두 손 맞잡은 채 웃으면서 "그냥 셰셰" 원희룡 "우리는 그렇게는 못하겠다" 4·10 총선을 '신(新)한일전'이라고 선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작 대중관계(對中關係)에 있어서는 "그냥 셰셰(감사하다)"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과거 싱하이밍 중국 대사와의 회동 참사 사태가 소환되면서 대중국 사대·굴종외교가 우리의 나아갈 길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2일 충남 서산 동부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전세계에서 일본과 가장 거리가 가까운 대한민국 정부가 가장 먼저 일본의 핵오염수 방류를 용인하고 지지했다. 이게 나라냐"며 "이번 선거는 신(新)한일전"이..

[강천석 칼럼] 대통령, ‘무엇을 할 것인가’ 스스로 물을 때 왔다

조선일보 2024. 3. 23. 03:10 정부-여당 지지·야당 지지 여론 격차 2020년 총선보다 커 민주, 左派 연합·조국당과 連帶 대통령 탄핵 의석 달라 요구 우리는 희망이 가물가물할 때, 스스로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묻는다. 묻는 것이 실천의 첫걸음이다. 이승만은 나라의 독립이 아득했을 때 ‘독립 정신’을 쓰며 민족의 갈 길을 물었고, 박정희는 가난의 시궁창에서 경제 부흥의 길을 물었다. 이승만과 박정희의 인생은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이다. 김대중은 인생에서 가장 캄캄했던 시절 감옥에서 편지를 썼다. 정치가는 낭떠러지에 선 국가 앞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드골은 2차 대전 발발 10년 전 독일 전차 군단에 짓밟히는 악몽(惡夢)에 시달리며 탱크와 기계화 사단 대폭 증강..

일본군 장교 8명이 민간인으로 변복하고 왕비 시해 지휘

중앙SUNDAY 2024. 3. 23. 00:45 [근현대사 특강] 왕비 시해 사건의 진실 ① 1895년 10월 8일 새벽 경복궁 북쪽 끝 건청궁에서 왕비가 일본인들의 손에 살해되는 참극이 벌어졌다. 그들은 왜 남의 나라 왕비를 살해하는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만행을 저질렀던가? 국내 역사책의 기술은 한결같다. 청일전쟁이 끝나면서 일본이 러시아가 주도한 ‘삼국간섭’을 거부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정권의 중심인 민씨 세력이 일본 배척 분위기를 주도하므로 이를 꺾기 위해 왕비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왕비가 쥐락펴락하는 나라라는 일인 어용학자들의 잘못된 역사 인식이 남아 있는 설명이다.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은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일본 총리에게 일본의 침략사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6년간..

[사진의 기억] 봄볕 쪼이는 동물 가족

중앙SUNDAY 2024. 3. 23. 00:06 응달진 돌담 아래엔 아직도 잔설이 남아 있지만, 춘분을 지난 농가 마당에는 찬란한 봄 햇살이 가득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짓궂은 누렁이가 괜스레 닭 뒤를 쫓아다니는 바람에 겁먹은 닭들이 꼬꼬댁거리며 한바탕 소란스러웠다. 두 다리로 뒤뚱거리며 이리저리 쫓기던 닭은 위기의 순간이 닥치자 퇴화한 본능이 되살아나 냅다 날아 돌담 위로 피하고, 그 바람에 누렁이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되어 마실 나가버렸다. 예전 농가에서는 다들 가축을 키웠다. 집 지키는 개와 달걀 낳아주는 닭은 기본이고 잔반을 처리해주는 돼지와 토끼 몇 마리, 그리고 농가의 일꾼 황소까지 한 집에 사람보다 동물 숫자가 더 많았다. 그런데 가축을 먹이는 일은 대개 아이들의 몫이었..

“아! 앞이 안 보인다” 인기 거장의 위기…수술도 차일피일 미룬 이유[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클로드 모네 편]

헤럴드경제 2024. 3. 23. 00:12 [97. 클로드 모네] 언젠가부터 눈이 침침했다. 하늘이 차츰 노랗게 보였다. 수풀 또한 점점 불그스름한 모습을 띠었다. 있지도 않은 안개가 떠다니는 듯도 했다. 1912년 어느 날, 이러한 이상함을 느낀 화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1840~1926)는 신경질적으로 눈을 비볐다. 처음에는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다. 붓을 놓고 며칠 쉬면 괜찮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 눈은 계속 불편했다. 정도가 심할 때는 아예 온 세상이 뿌옇게 보이기도 했다. 모네는 결국 안과를 찾았다. "내 눈이 왜 이렇소?" 의사에게 물었다. 약만 며칠 먹으면 낫는다는 말을 바랐지만, 의사의 표정은 사뭇 심각했다. "모네 선생님. 수술을 하셔야 합니다." "대체 ..

사진가로 47년, 그는 빛과 어둠 사이 방랑자였다

중앙SUNDAY 2024. 3. 23. 00:30 고 김중만 사진작가 첫 번째 회고전 3월 22일부터 4월 21일까지 ‘10꼬르소꼬모 서울’ 청담점에서 고 김중만 사진작가의 첫 번째 회고전 ‘여전히 꿈꾸는 자’가 열린다. 김 작가는 폐렴으로 투병하던 중 2022년 12월 31일 6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의 1세대 사진가로 활약한 김 작가는 2000년대 패션·상업사진의 대가로, 배용준·전도연·정우성·이정재·이병헌·비 등 100명이 넘는 스타들의 초상사진가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영화 ‘괴물’ ‘타짜’ ‘달콤한 인생’ 등의 포스터도 그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2006년 더 이상 상업사진을 찍지 않겠다고 공표한 후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기 위한 작업으로 독도 시리즈, 중랑천 뚝방길 나무 시리즈 등에..